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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가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뉴스1 현대차가 18일 미국 뉴욕에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어 조지아·앨라배마주(州) 공장 생산 역량 확대,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등을 포함해 향후 5년간 77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전쟁’,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 한국인 집단 구금 사건 등 여러 악재(惡材) 속 투자 확대를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더 집중하겠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다만 조지아 사태 이후 비자 제도 개선, 주 당국의 유감 표명 등 후속 조치가 우리파이낸셜주식회사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미 조야(朝野)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이날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77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발표했을 때보다 수치가 7조원 더 늘어난 것이다. 특히 미국 내 투자 규모를 11조6000억원에서 15조3000억원으로 3 국민은행 아파트담보대출 0% 이상 늘려 잡았는데 여기에는 조지아 엘러벨에 있는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확장 계획도 포함된다. 이번에 이민 당국의 대규모 단속이 이뤄졌던 배터리 공장도 이 부지 한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무뇨스는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80% 이상을 현지에서 생산하고자 한다”며 “미 현지화 전략은 관세 등 정치적 햇살론 바꿔드림론 이벤트나 단기 정책 변화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장기적인 사업 전략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어 “전문 기술 인력을 위한 단기 출장 문제와 관련해 한미가 상호 이익이 되는 해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날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 행사를 놓고 워싱턴 DC 일각에서는 상호 관세, 한국인 전문 인력을 위한 대신저축은행인터넷뱅킹 비자 제도 확충같이 양자(兩者) 간 민감한 현안들이 미해결 상태로 있는데 한국이 스스로 레버리지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구금 사태 직후 트럼프가 “외국 전문 인력이 미국에 와서 우리 국민을 교육·훈련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아직 주 당국이나 담당 부처인 국토안보부·국무부 등에서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지 법률사무소 신임 아의 경우 현대차 등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집중돼 “한국 덕분에 먹고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지만, 공화당 소속 주지사나 평소 지한파(知韓派)를 자처한 의원들은 구금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불법 이민’ 단속을 지지하며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버디 카터 공화당 의원에게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한국인 전문직에 최대 1만5000개 쿼터를 할당하는 법안이 하원에 제출돼 있지만 반(反)이민 정서가 팽배한 정치 지형을 생각하면 의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30일 큰 틀의 합의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반 넘게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미국 측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한국산 자동차는 16일부터 15% 관세가 부과된 일본산 자동차와 달리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해 미국 측에 ‘한국이 관세 압박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DC의 한 어드바이저리 펌(advisory firm·자문회사) 관계자는 “조지아 사태 이후 한국이 원하는 비자 제도 확충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고, 주지사 등으로부터 제대로 된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도 받지 못했다”며 “현대차 입장에서 대미 투자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행사 시점을 미뤘다면 그게 더 미국 측에 강한 의미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부터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차례로 미국을 방문해 카운터 파트와 협의를 진행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앞으로 현대차와 협력해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조지아 주 당국과의 긴밀한 협의 아래 지역 경제 성장을 추진하는 민간 기구인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의 트립 톨리슨 청장은 17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현대차 경영진과 만난 사실을 전하며 “그들은 매우 놀라고 충격받았다”며 “나와 (팻 윌슨) 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현대를 돕겠다고 했으며 한국인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많은 논의를 했다”고 했다. 사건 초기만 해도 켐프는 법 준수를 강조하며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작전을 지지했고, 카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장 단속 영상까지 올리며 “대담한 행동에 박수를 친다”고 했었다. 조지아는 미 정치권의 대표적인 격전지로 내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이들이 현대차를 위해 ‘비자 발급 확대’를 그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가 지난 3월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식에 참석해 아이오닉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켐프 주지사 왼쪽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 /현대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