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부도가 난 뒤 사흘이 16일 오후 K1식자재마트 입구에 폐업 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이남영기자
14일 오전 10시쯤. 지난 13일 부도 처리된 지역 유통업체 'K1식자재마트'에는 아침부터 납품했던 물건들을 조금이라도 회수하기 위한 확보전이 전날에 이어 계속됐다. 매장 외부 주차장은 이미 물건을 실으러 온 납품업체의 탑차들로 가득찼다. 속속 도착하는 차량에서 내리는 납품업자들의 표정은 어두웠고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부도 사실을 모른 채 물품 구매를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골드몽사이트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부도 소식을 모르고 방문한 이들은 "장사 안하나요?"라고 물었고, 내부에서 물품을 정리하던 마트 직원들이 "장사 안합니다. 부도 나서 폐업했습니다"라고 하자, 그때서야 고객들은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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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 수성구 K1식자재마트 본점 2층 판매대가 텅 비어있다. 이동현 기자
마트 내부는 전날부터 빠져나간 물품으로 자리가 비었고, 박스와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중소 납품업체들은 물론 대·중견기업 유통 관계자들은 현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바다이야기룰 파악에 분주했다.
카트에 본인이 납품했던 각종 식자재들을 담던 A씨는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물건을 회수하러 왔다"고 했다. 바로 옆에서 참치캔 등 저장식품을 카트에 싣던 B씨는 "다 손해를 입은 상황이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금액이 크다. 수 억원씩 손해를 입은 곳이 있다"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릴게임몰메가 2층 엘리베이터 소리가 울리고 문이 열리자 주방용품 납품업체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 "여사님 지원군들이 왔습니다. 얼른 다 담아서 나갑시다"라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여성들은 준비한 큰 비닐봉지에 매대의 물건을 연신 쏟아부었고, 남성들은 큰 봉지를 어깨에 메고 바깥으로 날랐다.
물건을 빼 가던 납품업체끼리도 갈등이 벌어
바다이야기모바일 졌다. 본인들의 물건이 아닌데도 먼저 물건을 빼간 것 때문이다. 자신이 납품한 물건을 다른 업자에게 빼앗긴 C씨는 "자기들 물건도 아닌데 다 빼갔다"며 "여기있는 전자제품들도 내가 빨리와서 지키지 않았다면 다른 업자들이 가져갈 뻔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마트 3층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마트 직원들이 본인 물건을 챙기러 왔지만 본사 소식은 전혀 알지 못했다. "고생 많이 했다", "단체채팅방 만들어놓고 같이 논의해보자" 며 정들었던 동료들과 마지막 인사를 서로 건넸다.
대구 수성구 K1식자재마트 본점 앞마당이 지난 13일 부도 이후 아수라장이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남영기자
K1식자재마트의 부도의 충격은 주말까지 이어졌다.
일요일인 16일 오후 2시쯤 방문한 K1식자재마트 앞은 부도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족 단위, 자영업자 등 다양한 고객들은 마트 앞의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다가 이내 '폐점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보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차를 몰고 온 한 고객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문을 닫냐" "어쩐지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더라"며 다른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마트 앞에서 마주친 70대 주부 A씨는 "장볼 거리를 사려고 왔는데, 갑작스레 문이 닫겨 당황스럽다"며 "몇 년을 이곳에서 장을 봤는데, 문을 닫는다고 공지라도 해주는 게 고객들에게 최소한의 매너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발걸음을 돌렸다.
60대 자영업자는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매 일요일에 이곳에서 장을 봐서 평일에 장사를 하는데, 공지도 없이 갑작스레 마트가 문닫아서 당황스럽다"며 "몇 년 간 여기서 대부분의 재료를 구매해 음식을 만들고 있었는데, 다시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야한다. 내일 당장 장사를 해야하는데, 어디가서 재료를 사야할 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남영·이동현(경제)기자 lny0104@yeongnam.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