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박균호 기자]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새 교과서를 고르는 작업이 한창이던 때, 내가 직접 가르치는 과목은 아니지만 호기심에 중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를 찬찬히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철학·사회·문학·정치 등 인문·사회 전 분야의 고전과 작가가 짧게라도 촘촘히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고전이 아이들 눈앞을 지나가는데, 정작 천천히 읽어 보고
뽀빠이릴게임 곱씹어 볼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교과서 속 좋은 문장을 만나고도 스쳐 지나가기 쉽지요. 그 순간, 교과서에 단 한 줄로 적힌 고전의 문장을 교실 바깥에서 조금 더 길게, 손으로 따라 쓰고 생각으로 이어 가게 해 줄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고전을 '지금 내 이야기'로 만들기
우주전함야마토게임실제로 중학교 교과서에 언급된 고전들만 제대로 읽어도, 우리가 평생 꼭 한 번은 만나야 한다고 여기는 인문·사회 고전의 상당수를 이미 다 읽는 셈이 됩니다. 그만큼 고전은 교실 속 가까운 자리에 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고전을 '지루하고 어렵기만 한 책'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고전은 당대의 삶과 고민이
바다이야기릴게임 가장 뜨겁게 응축된 이야기였고, 그래서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저는 <100문장으로 쓰고 배우는 청소년 필수 고전>을 통해 교과서 속 고전을 암기해야 할 문장이 아니라, 아이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구수한 이야기로 풀어 주고 싶었습니다.
온라인골드몽
▲ 표지 <100문장으로 쓰고 배우는 청소년 필수 고전>
ⓒ 그래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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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아무리 고전이 좋다고 해도 아이들이 매일 마주하는 유튜브 쇼츠의 빠른 자극을 단번에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 30여 년 동안 청소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알게 된 아이들의 질문―공부와 진로, 우정과 관계, 자존감과 실패 같은 고민을 고전의 문장과 하나씩 연결해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너무 많은데 정작 아무것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겠다"라는 고민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만납니다.
"누구라도 모든 주의력과 모든 의지를 특정한 목표에 쏟으면, 언젠가는 거기에 도달할 수 있어요"라는 문장을 통해, 스마트폰 알림과 관계, 과제로 에너지가 흩어지는 현실을 비추어 보게 하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그 문장을 쓰고 곁들인 질문에 답하며, '내가 진짜 원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지금 어디에 힘을 쓰고 있는지'를 스스로 정리해 보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고전 속 문장이 곧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청소년 자신의 이야기로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본문 4단 구성과 부록 확장 읽기
<100문장으로 쓰고 배우는 청소년 필수 고전>에 실린 33권의 고전은 모두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각 교과서에서 실제로 다루는 작품들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반드시 마주치게 될 고전을 바탕으로, 오늘의 고민에 따뜻한 조언을 건네고 학업에도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본문은 네 가지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작품을 관통하는 '고전 한 줄'을 먼저 제시하고, 그 문장이 나온 시대와 맥락을 오늘의 일상 고민과 연결해 설명합니다. 이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생각거리'와, 일상에서 바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오늘의 미션'을 더해, 필사가 삶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부록 역시 중요하고 재미난 정보를 많이 담았습니다. 각 고전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 작품 이해를 돕고, '더 읽어 볼 만한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장 독서로 나아가게 합니다. 또한 각 추천 작품마다 짧지만 본질을 꿰뚫는 한 줄 소개를 덧붙여, 고전의 매력을 단번에 붙잡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방식으로 감상해 볼래요?'에서는 고전의 배경이 된 도시와 자연, 전쟁터와 광장, 작가가 걸었던 길과 집터 등을 찾아가 현장을 보여 주는 브이로그나 전문가 해설 영상을 QR 코드로 연결해 두었습니다. 책으로 읽은 고전을 실제 공간과 이야기로 다시 만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훨씬 생생하고 입체적인 이해를 열어 줄 것입니다.
<100문장으로 쓰고 배우는 청소년 필수 고전>은 교과서 속에서 흘러가 버리기 쉬운 고전 한 줄을 붙들어, 오늘의 고민과 연결해 '내 이야기, 나의 문장'으로 체득하게 하는 책입니다. 좋은 문장을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곱씹는 경험이, 청소년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힘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