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스마트폰, PC 등 주요 정보기술(IT) 제품 원가의 20~50%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해 델, 휴렛팩커드(HP) 등 완제품 제조업체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값 급등이 IT 기업의 ‘원가 쇼크’를 불러올 것”이라며 기가바이트, 페가트론 등 서버 업체와 델, HP 등 PC 업체의 투자의견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도 동시에 낮췄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IT 완제품 가격 상승을 부르는 ‘메모리플레이션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memory+inflation) 여파로 내년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메모리 용량 줄이고, 중저가 모델 단종…'생존모드' 돌입한 IT기업 천장 뚫린 메모리반도체 가격…현실이 된 '메모리플레이션'
요즘 삼성전자 완제품 사업을
바다이야기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진의 고민 중 하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주력 제품인 갤럭시 스마트폰과 PC 원가의 20~25%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한 달 새 두 배 넘게 올라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일반 기업이라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와 부담을 나누겠지만, 최강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을 경쟁사로 둔
야마토연타 삼성전자는 섣불리 올리기도 부담스럽다. 삼성전자는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지켜본 뒤 내년 2월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 S26 등 프리미엄 인공지능(AI)폰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본지 10월 29일자 A1, 5면 참조
◇ 메모리 가격, 한 달 새 2배 넘게 올라
18일
릴게임황금성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최신 PC용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16기가비트(Gb) 제품은 지난 17일 개당 24.8달러로 한 달 새 136.8% 올랐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512Gb 트리플레벨셀(TLC) 낸드플래시의 11월 둘째주 현물가격은 5.51달러로 전주 대비 14.21% 상승했다.
올
오징어릴게임 4분기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계약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75% 오를 것이란 전망(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나온다. 반도체업계에선 스마트폰, PC, 서버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공급량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메모리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 “메모리, HW기업 수익성 갉아먹어”
서버, 스마트폰, PC 등 IT 완제품 제조·판매 업체는 ‘메모리플레이션’(memory+inflation)의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IT 제품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서버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3%, AI PC는 25%, 스마트폰은 18%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16일 ‘메모리가 하드웨어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모건스탠리가 그랬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가격 상승은 PC, 서버, 저장장치 기업에 원가 쇼크를 불러올 것”이라며 주요 IT 완제품 기업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대비 10%가량 하향 조정했다.
서버, PC 기업의 투자의견은 줄줄이 내렸다. PC업체 델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하고 목표주가를 144달러에서 110달러로 낮췄다. HP에 대한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매도로 내렸고 목표주가는 26달러에서 24달러로 하향했다. 레노버도 투자의견 강등 바람을 피해 가지 못했다.
서버 전문 업체인 미국 HP엔터프라이스(HPE)과 대만 페가트론, 기가바이트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동시에 하향 조정됐다.
◇ 내년 스마트폰·노트북 시장 둔화할 듯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IT 완제품 값이 뒤따라 오르는 메모리플레이션은 현실이 됐다. 인도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중국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업체는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A17(삼성), F31(오포), T4x(비보) 등 가격을 최고 2000루피(약 3만3000원) 인상했다. 이들 스마트폰 소비자 가격이 20만~30만원인 걸 감안하면 10%가량 올린 것이다.
메모리플레이션 여파로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노트북 시장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 증가율을 기존 0.1%에서 -2.0%로, PC 생산량 증가율은 1.7%에서 -2.4%로 바꿨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소비자 가격 상승을 이끌며 소비 수요 둔화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메모리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75% 이상 오르면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8~10%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노트북 가격도 같은 이유로 5~1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등 IT 완제품 업체는 D램·낸드 ‘입도선매’에 나서는 동시에 저(低)수익 제품 단종 등을 통해 수익 방어에 나섰다. 엔비디아, AMD 등은 메모리 원가 비중이 큰 중저가 게임용 그래픽카드 단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수스 등 대만 PC업체는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렌드포스는 “기업들이 마진이 적은 저가형 제품 생산을 축소하고, 전반적인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