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재즈 올스타즈’ 무대에 서는 마리아킴(왼쪽부터), 김준, 웅산. 마포문화재단 제공 “그땐 다 즉흥이었죠. 녹음도, 무대도. 그래서 재즈가 좋아요.” 올해로 여든다섯,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단 예그린악단에서 데뷔해 영화 ‘빨간 마후라’ 주제가를 불렀던 1세대 재즈 보컬리스트 김준은 검은 모자를 눌러쓴 채 미소를 지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옆에는 한국재즈협회 회장이자 한국 대표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그리고 유학파로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재즈 피아니스트 겸 보컬리스트 마리아킴이 바다신게임 함께했다. 오는 21일 저녁 8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2025 재즈 올스타즈’라는 특별한 공연이 열린다. 한국 재즈 1~3세대가 한 무대에서 호흡하는 보기 드문 자리다. 공연 연습이 한창인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문화재단 스튜디오에서 만난 세 사람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주고받으며 이번 공연과 한국 재즈의 현재 바다이야기다운로드 와 미래, 그리고 각자의 음악 철학을 들려줬다. ‘2025 재즈 올스타즈’ 무대에 서는 김준(왼쪽부터), 마리아킴, 웅산. 마포문화재단 제공 ‘2025 재즈 올스타즈’ 무대엔 김준(보컬), 최선배(트럼펫), 김희현( 릴짱 드럼), 웅산(보컬), 이정식(색소폰), 정태호(아코디언), 마리아킴(보컬), 강재훈(피아노), 신동진(드럼) 등 한국 재즈의 현재와 미래가 총출동한다. 세대를 초월한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재즈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웅산은 이번 공연을 “세대가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즉흥의 규칙을 세대별로 새로 써 오션파라다이스게임 내려가는 게 재즈의 묘미예요. 리허설 마지막 순간까지 변수가 생길 겁니다. 그 변수가 짜릿함이죠.” 그는 “리듬과 멜로디의 결이 부딪히며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 재즈의 생명력”이라며 “김준, 웅산, 마리아킴의 합동 무대를 기대하셔도 좋다”고 귀띔했다. 김준은 이번 무대를 “가장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이라 정의했다. “자유 속에서도 서로의 질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서를 존중하는 게 재즈의 본질이에요.” ‘어떤 공연을 펼칠 예정이냐’는 질문에 그는 “65년 동안 활동하면서 대중을 의식해본 적이 없다. 늘 나 자신을 위해 노래했다. 그러다 보면 공감하는 대중이 다가오는 법”이라며 담담히 웃었다. 1세대 원로 재즈 보컬리스트 김준. 마포문화재단 제공 그에게 재즈는 자연스러운 숙명에 가까웠다. 피난 시절 미군부대에서 처음 들은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구체적으로 왜 좋은지 설명할 수 없어요. 그냥 좋았어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만들어진 소리보다 네이티브 보이스를 택했다”고 했다. “다듬어진 목소리는 다 비슷해져요. 난 내가 가진 소리로 노래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드문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로서의 길을 걸어왔다는 자부심도 내비쳤다. “여성 보컬은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남성은 드물었죠. 현실적 여건이 까다로웠을 겁니다.” 그는 옆의 후배들을 보며 “이렇게 훌륭한 후배들이 있는데 뿌듯하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웃었다. 이어 “이제는 주관적인 노래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노래도 해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사랑한 노래를 내 식으로 풀어보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준의 일상은 음악의 연장이다. “건강 관리해본 적 없어요.” 술·담배를 멀리하고 걷기와 대중교통을 즐기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란다. “만병의 원인은 음식이에요. 집밥이 제일 큰 복이죠.” 그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영화관을 찾고, 전시장을 거닐며 감각을 단련한다. ‘2025 재즈 올스타즈’ 무대에 서는 김준(왼쪽부터), 웅산, 마리아킴. 마포문화재단 제공 웅산은 한국 재즈의 현실과 과제를 짚었다. “역사 있는 재즈 클럽이 사라지는 건 아쉽지만 새로 태어나는 공간도 많아요. 젊은 관객들이 ‘힙’한 문화로 재즈를 소비하고,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후배들도 늘었죠.” 그는 “국악과의 접목처럼 우리 소리를 경험하면 재즈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고 했다. 마리아킴은 “선배들의 무대에서 배운 걸 다시 무대에서 나누고, 1·2세대와 단절되기 쉬운 세대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며 연결의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평소 선배님들 각자의 음악을 즐겨 들었던 분이라면 이번 무대에선 새로운 조화를 느낄 것”이라 덧붙였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고 박성연을 다룬 최근 개봉작 다큐멘터리 영화 ‘디바 야누스’로 이어졌다. 김준은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재즈가 있다”고 회상했고, 마리아킴은 “시사회 때 앞자리 김준 선생님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시는 걸 보고 나도 울었다”고 했다. 웅산은 ‘야누스 같은 클럽 운영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태양이 두개일 순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오는 21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리는 ‘2025 재즈 올스타즈’ 포스터. 마포문화재단 제공 다음달 5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단독 콘서트도 펼치는 웅산은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2~3장의 앨범을 준비 중이고, 내년 11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기념 공연을 엽니다. 제자로 만난 마리아킴이 지휘하는 빅밴드와 함께 제 곡을 새로 입힐 계획이에요.” “재즈란 무엇일까요?” 마지막 질문은 김준에게로 향했다. 그는 한박자 쉬고는 조용히 말했다. “재즈는 가장 민주적이고, 영적인 행위입니다. 그래서 오래갈 수밖에 없는 음악이에요.”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