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거리를 찾는 발걸음이 뜸해졌다. 문화와 젊음의 중심이던 거리는 이제 조용히 세월을 품고 있다. 사라진 간판들 사이로 여전히 불을 밝히는 작은 가게 하나, 그곳의 따뜻한 수제버거에 대한 추억은 다시 홍대를 찾게 만든다.
아티장 깔조네 버거 내부
◆그 시절 홍대
문화와 젊음의 상징이던 홍대
알라딘게임 거리는 새로운 핫플레이스의 등장으로 예전의 영광에 빛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비단 홍대거리뿐일까. 임대가 붙어있는 공실을 볼 때면 북적이던 예전 이 동네가 그립기도 하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홍대 근처 서교호텔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역사가 깊은 서교호텔은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배울 게 참 많았던 기억이 난다. 주로 아침조로 근무했는데 오후 3시 근무가
릴게임꽁머니 끝나면 홀이고 주방이고 할 것 없이 직원들이 똘똘 뭉쳐 젊은이들의 거리에 함께 빠져들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 먹는 낮술은 사회 초년생들의 고된 하루의 끝을 보내기엔 아주 적절했다.
그 당시에도 홍대의 음식점들은 유행을 잘 탔다. 수시로 간판을 바꾸는 모습에 자주 가던 고깃집이 사라지는 모습은 씁쓸하기도 했다.
릴게임모바일 홍대에서 합정으로, 합정에서 상수, 다시 망원동으로 바뀌는 상권은 외식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도 따라가기 참 힘들다. 예전엔 이 멋진 홍대에 작은 비스트로 하나 차리는 것이 꿈이었던 적도 있었다. 비어있는 골목 사이사이마다 있던 음식점 자리들을 보면 예전의 그 이국적이던 낭만이 스멀스멀 떠올라 감상에 젖어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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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장 깔조네 버거
◆변하지 않는 맛, 아티장 깔조네 버거
홍대를 다시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제버거집 때문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이다. 아티장 깔조네 버거는 낮이라는 조금 짧은 영업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수제버거집이다.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한낮의 따스한 오후, 맑은 하늘을 벗 삼아 오랜만에 아티장 깔조네 버거를 방문했다.
여기는 사실 수제버거집보다는 조금 더 근사한 브런치 레스토랑 느낌이 난다. 콜라,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도 있지만 곁들이기에 좋은 차(Tea)가 있는 게 참 인상 깊다. 칼초네(깔조네)는 접어서 만드는 피자를 뜻하는데 손수 빚어 숙성한 소고기 패티 위에 이 칼초네 도우를 얹어 내는 아주 독특하고 신선한 방식의 수제버거다. 피자와 햄버거를 같이 먹는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모차렐라 치즈나 야채를 추가할 수 있다. 처음 방문이라면 당연히 기본 바질향의 아티장 깔조네 버거를 먹는 걸 추천한다.
아티장 깔조네 버거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포장 손님들이 주를 이루는 곳이지만 이런 한낮 한가로운 날에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자리에 앉아 먹어보는 것도 삶을 돌아보며 쉬어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천천히 먹는 여유를 일부러 찾기도 한다. 버거가 나왔다. 갓 나온 피자처럼 뜨끈한 칼초네 버거는 크루아상 모양으로 그 자태가 참 우아하다. 손으로 잡고 입으로 베어 먹기에는 조금 큰 편이기에 수제버거답게 연장을 사용해야 한다. 칼초네 빵을 반으로 잘라본다. 뜨끈한 김을 내뿜으며 치즈가 흘러내린다. 이런 버거를 개발한 사람은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 ‘버거계의 에디슨’이다.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숙성한 소고기 패티의 풍미도 준수하다. 부드럽지만 그 씹히는 육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차를 한잔 마셔본다. 이탈리아의 칼초네와 독일식 패티, 영국식 차를 마시면 유럽 일주를 하는 기분이다. 혼자 먹기에 아까운 맛이기에 부른 배를 안고 나오는 길에 한 개를 더 포장을 한다. 아티장 깔조네 버거는 좋아하는 다른 이에게 맛보여 주고 싶은 수제버거다.
◆수제버거
2000년대 초, 서울 이태원과 강남에서 처음 등장한 수제버거는 패스트푸드의 이미지를 뒤집은 실험이었다. 직접 다진 패티와 구운 번, 셰프의 손맛이 더해진 버거는 점차 미식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대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열풍과 함께 ‘프리미엄 버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수제버거는 ‘핫한 외식 아이템’으로 불리며 전국을 뒤흔들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였던 햄버거를 정통 요리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면서 직화 그릴에 구운 패티와 수제 번, 수입 치즈, 직접 만든 소스가 새로운 미식 경험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으로 시장은 포화되었고, 지나친 프리미엄화와 높은 가격대는 결국 대중성과 거리를 두게 하면서 많은 브랜드가 사라졌다.
아티장 깔조네 버거 외관
다행히 그 뒤를 이어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버거들은 화려함보다 기본과 철학에 집중했다. 덕분에 오늘날의 수제버거는 유행을 넘어 ‘지역 맛집’과 ‘로컬 브랜딩’의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 화려한 토핑 대신 육즙과 밸런스를 중시하는 클래식 스타일, 혹은 한식 재료를 접목한 퓨전형 버거가 공존하며 시장은 재편 중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수제버거를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정체성을 드러내는 한 그릇’으로 바라본다. 유행이 가라앉은 자리에서 진짜 맛의 실력과 철학이 남는 시대다.
고사리 소고기 수제버거
■고사리 소고기 수제버거 만들기
<패티 재료> 다진 소고기 300g, 다진 고사리 50g, 다진 양파 50g, 다진 마늘 30g, 다진 새송이버섯 30g, 노른자 1개, 우유 30mL, 빵가루 15g, 소금 1/2ts, 후추 약간, 다진 베이컨 15g, 버터 30g.
<햄버거 재료> 완성된 햄버거 패티 1장, 베이컨 슬라이스 2개, 슬라이스 치즈 1장, 양파 슬라이스 약간, 청상추 2장, 마요네즈 30g, 토마토 슬라이스 2개, 햄버거 빵 1개.
<만들기> ① 다진 양파, 마늘, 버섯, 고사리, 베이컨은 버터에 볶은 뒤 식혀준다. ② 식은 야채와 소고기를 섞고 빵가루와 우유 소금과 후추를 넣어 치댄다. ③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④ 햄버거 번은 앞뒤로 구운 뒤 청상추와 마요네즈를 올려준다. ⑤ 패티 위에 슬라이스 치즈와 구운 베이컨, 양파 토마토를 얹고 빵 뚜껑을 올려 마무리한다.
김동기 다이닝주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