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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두사람이 묵묵히 살기 결국 참으로 기분을'사인(sign)볼 수집광' 임태선(52) 씨는 이미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유명 인사로 통한다. 수원시야구협회 수석부회장, KT위즈 명예 홍보대사 등을 역임하며 야구 발전에 헌신한 것도 있겠지만 바로 그의 광적인 수집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은 현역 야구 선수들의 사인은 물론 이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야구 물품으로 전시관을 방불케 한다. 그러다 보니 수원에서 경기가 있다고 하면 팬들은 그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는다. 일종의 성지가 된 셈이다.
그런 임태선 씨를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 중인 17일 인계동의 한 식당을 찾았다. 역시 수집광답게 매장 입구부터 압도적이었다. 오타니 쇼헤이 사인볼에서부터 각 구단 기념 볼,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태평양돌핀스, 해태타이거즈,
LTV DTI 뜻 현대유니콘스 사인볼까지 장관을 이뤘다. 감탄도 잠시, 입구를 지나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야구용품들과 가게 전면을 가득 채운 수백 개의 사인 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직접 주문 제작한 진열장에서부터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돈된 아크릴 케이스들, 라벨링은 물론 하나하나 정성껏 래핑돼 있는 사인볼들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청약통장 일원화 아무리 유명한 선수의 사인이라 할지라도 가치를 알아보는 이가 없으면 소용없는 일. 그는 선수 사인 수집을 통해 역사를 기록하고, 공유함으로써 숨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그는 "선수들이, 감독들이 잊히지 않고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회자되길 바란다"며 웃어 보였다.
다음은 사인볼 수집광 임태선 씨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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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을 가득 채운 수집품들이 상당하다. 언제부터 수집한 것인가."퇴직 후 10여 년 전 이곳에 가게를 오픈하면서부터다. '사인볼을 모아야지'하고 시작한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을 만나면 사인볼을 받고, 지인을 통해서 받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이곳에
새마을금고 인터넷뱅킹 오류 있는 것만 해도 수백 여점에 달한다."
-다른 종목도 있는데 '야구'에 꽂힌 이유가 있었나."선수출신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했다. 퇴직 전 지역사회와 밀접한 일을 하고 있었다 보니 좋은 기회가 찾아와 수원시야구협회 이사직을 맡게 됐다. 유스팀 지원, 야구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당시 10번째 프로구단 유치 논의가
카드론 이용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기였는데 유치를 위해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다행히 KT위즈가 수원에 정착했고, 이바지한 바가 있다 보니 애착이 더 갔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수집으로 이어진 건가."그렇다. 특히 선수 사인볼이다. 처음에는 종이에다 받았다. 근데 야구를 좋아하니 야구공에 받아보자 생각해서 지금까지 온 거다. 사인을 한낱 종이 쪼가리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사인이야말로 그 사람의 역사이자 기록이라 생각한다. 같은 선수의 사인이라도 유소년 때 다르고, 이적 전후로도 다르고 가치에 변화가 있지 않나."
-수집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가게에 기본 야구공이 많다. 가게를 찾는 선수가 있으면 직접 받기도 하고, 선수들과 친분이 있어 직접 공을 받기도 한다. 특히 80~90년대 활약했던 선수, 감독들의 사인도 수집하고 있는데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사인볼 소유자를 수소문해서 설득하거나, 내가 오래된 사인볼도 수집한다는 걸 다들 알다 보니까 연락을 주기도 한다. 우스갯소리로 사인볼을 모으려고 거의 소 대여섯 마리는 잡았다. 요새는 손님들이 기증하기도 한다."
-가장 애착이 가는 사인볼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오타니 사인볼이 아닌가 싶다. 2018년 수원시야구협회,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간 교류가 이뤄졌었고, 당시 감독에게 오타니 쇼헤이 선수 사인볼을 부탁했었다. 선수 개인 사인볼과 당시 파이터즈 팀 선수 전원 사인이 담긴 공을 소유하고 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를 해놨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오타니 사인볼을 보며 신기해하더라. 박철순, 선동열, 김성근 감독 사인들도 소중하다."
-유명인 사인도 많아서 팔아달라는 요청도 받았을 듯한데"나는 사인볼의 시세도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한 선수의 소중한 역사인데 이걸 값을 매기고 사고팔고 하는 행위가 과연 옳은 건가 싶다. 대신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진열해 놓는다. 사인볼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손님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같은 선수의 사인이 여러 개 있는데."사인은 그 선수의 역사라고 하지 않았나. 중복 같아 보이지만 중복이 아니다. 유소년 때, 데뷔할 때, 이적했을 때, 해외 진출했을 때 등 시기도, 사인도 다 다르다. 변화가 보인달까. 변천사도 확인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사인볼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KT위즈 선수들인가?"수원시야구협회 때부터 많은 신경을 써오기도 했고, KT위즈도 창단 10년이 넘어가면서 어느 정도 역사가 있지 않는가. 워낙 선수들이 가게를 자주 찾고 하다 보니 사인볼, 유니폼, 관련 굿즈들을 많이 소장하게 됐다. 곧 가게에 KT위즈존을 조성할 생각이다."
-수집가로서의 꿈이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앤디 마르테의 사인볼이 있는데 그걸 본 팬들이 "어! 마르테다"하면서 그 선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봤다. 무언가를 남겨두는 것, 그것을 모으는 건 의미가 있는 일이다 싶었다. 전시회를 연다거나 박물관을 오픈한다는 것처럼 거창한 꿈은 없다. 사람들이 사인이라는 기록을 보며 그 선수를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김민아기자사진=노민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