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대한성공회 어머니연합회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에 참석한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함께 찬송을 부르고 있다.
“어머니들이 바로 교회입니다.” 20일 대한성공회 어머니연합회 100주년 을 기념해 분열된 세상을 향한 교회의 역할과 본질을 묻는 이 선언이 울려 퍼졌다.
박동신 대한성공회 의장주교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어머니연합회 100주년 감사성찬례 설교에서 “남성 중심의 교회 구조 속에서 실제로 교회를 움직이고 유지한 것은 어머니들의 기도와 헌신 덕분이었다”며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수많은 여성들의 믿음이 교회의 가장 단단한 기초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분석
박동신 대한성공회 의장주교가 20일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대한성공회 어머니연합회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에서 설교하고 있다.
박 주교는 교회를 ‘어머니’로 불러온 오랜 전통을 언급하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
놀이터 릴박스 어머니들이 바로 교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 선언의 근거를 초대교회 역사에서 찾았다. 그는 “최근에야 여성 사제 서품이 이루어졌지만, 성경을 보면 2000년 전 로마 교회에는 이미 ‘페베’라는 여성 부제(Deacon)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회의 오랜 역사 속에서 여성들이 이미 공식적인 역할을 감당했음을 설명하며, 사도 바울의 동역자 ‘브리스카’와 같은
야간선물지수 여성 지도자들의 헌신이 초대교회를 세운 힘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주교는 또한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양극화의 시대”라고 진단하며, 교회가 나아갈 길을 성경을 통해 제시했다. 그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첫 번째 정신으로 꼽으며 “출애굽기 말씀을 보면 참으로 딱한 아기 모세가 등장한다. 해방 역사의 시작점은 바로 그 아기를 본 파라
오늘의유망주 오 공주의 마음에 있었던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 됨’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손님으로 온 예수님을 대접하느라 분주하게 일했던 언니 마르타와, 예수님 발치에 앉아 말씀을 듣던 동생 마리아 사이의 갈등을 언급하면서 박 주교는 “이것은 누가 옳고 틀리고의
국보디자인 주식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둘은 하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르타의 분주한 섬김과 마리아의 조용한 기도는 신앙의 두 모습”이라며 “어머니연합회 안에서 말씀에 대한 경청과 활동이 둘이 아니라 하나로 항상 공존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그리스도인이 믿음의 기준으로 삼는 신앙고백(니케아 신경)을 언급하며 “우리는 ‘하나이요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한다”면서, 교회의 본질은 나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데 있음을 강조했다.
어머니연합회 회장이 20일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주교가 강조한 헌신의 정신은, 이날 연합회 회원들이 직접 올린 기도 속에서 그들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정연진 100주년 서울지구 위원장은 “100년 전 새벽바람 찬 서리를 맞으며 산등성을 넘어 기도를 드렸던 뜨거운 믿음, 어려운 살림에도 옹골진 신앙심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했던 그 옛적 어머니들의 믿음과 열정을 본받아 우리도 역사의 물결이 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기도했다. 이어 정종숙 전국어머니연합회 임원은 “주님의 뜻에 우리를 맡겨 평화를 이루는 어머니, 교회와 가정에서 기도와 찬양의 향기를 꽃 피우는 어머니”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1925년 헬렌 이디스 수녀가 처음 뿌린 대한성공회 어머니연합회 씨앗은 1950년대 노정빈 선교사와 오인숙 사제수녀의 동행으로 전국에 퍼졌다. 당시 제대로 된 포장길도 없는 시대에 노 선교사가 오 사제수녀와 전국을 랜드로버로 누비며 “수녀님은 기도하세요. 나는 운전할 테니”라고 말하면서 했던 헌신들이 100주년을 맞은 어머니연합회 역사의 뿌리가 됐다.
박동신 의장주교(가운데)와 김호욱 대전교구장(왼쪽), 김장환 서울교구장(오른쪽)이 20일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대한성공회 어머니연합회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에서 공동으로 기도하고 있다.
감사성찬례에 이어진 축하연에서는 한 세기의 역사를 담은 ‘어머니연합회 100년사’ 발간을 알렸고, 100주년을 기념해 미얀마를 위한 선교 후원금이 전달됐다. 행사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이은정 회장,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이영미 목사와 송주연 목사 등 타 교단 여성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연합회는 앞으로 전국 연차총회 및 노정빈 봉사상 시상식(11월 1일), 연말 이웃돕기 운동(12월 21일) 등을 통해 다음 100년을 향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글·사진=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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