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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눈이 관심인지30여년 담은 함백산 주제로 전시 여는 노남호 태백중 교장 [촬영 양지웅] (태백=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1991년 9월 7일, 강원도 속초가 고향인 26살 청년 교사는 첫 부임지인 태백에 도착했다. 학창 시절부터 사진찍기를 좋아하던 그에게 백두대간은, 그중에서도 특히 함백산은 거절 못 할 피사체로 다가와 평생 짝사랑의 대상이 됐다. 태백에 근무할 때는 거의 매일 함백에 올랐고, 태백을 떠나서도 매달 여러 차례 그곳을 찾았다. 산은 때론 잔잔하게, 가끔은 거칠게, 아주 가끔은 황홀하게 스스로의 진가를 카메라에 허락했다. 청년 교사는 태백을 떠난 뒤 도내 여기저기를 돌다 어느덧 아파트전세보증금대출 환갑이 가까워져 다시 태백에 다다랐다. 노남호 태백중학교 교장은 30년 넘게 카메라로 기록해온 함백산의 모습 1만여장 중 32장을 골라 이달 2일부터 10일까지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다음은 작가와의 일문일답. 전시 살피는 관람객들 [촬영 보증재단 양지웅] -- 먼저 전시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 30년 넘게 함백산을 오르내리며 담은 풍경을 시민들께 소개하고자 작은 개인전을 준비했다. 전시명은 '크게 밝은 산, 함백산'이다. 함백산의 자연·생태적 가치를 빛의 언어로 공유하는 자리다. 이를 통해 함백산을 태백의 생태 자원 부산우리저축은행 으로 보전할 수 있는 접근 방법과 예술적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태백시 철암탄광역사촌에서 열린다. -- 사진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 학창 시절 사진 찍기를 즐겼는데,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대학교 2학년부터다. 강원대학교 학보사 사진기자를 거쳐 군 복무 때는 정훈장교로 틈틈이 실수가없으신 카메라를 잡았다. 대기업을 3개월 만에 그만두고 태백 황지여중(현 세연중)에 새내기 교사로 발령받은 뒤로부터 지금까지 사진기를 놓지 않고 있다. 현재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태백지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함백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계기는. ▲ 1993년 가을 정선 고한을 거쳐 처음 오른 함백산 정상은 사방으로 백두 적금과 예금 대간 능선의 흐름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정상 인근까지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기에 언제든 부담 없이 오르기 쉬웠다. 황혼 이후부터 여명 전까지 사방이 탁 트인 함백산이 보여주는 비밀스러운 풍경은 아직도 내가 정상에서 밤샐 수 있게 한다. 함백산과 금대봉 사이는 자연 식생 잘 남아있고 절골이라는 골짜기에는 나무 모양과 빛깔이 훌륭하다. 겨울에는 상고대를 구경하는 것도 추천한다. 작품 성명하는 노남호 작가 [촬영 양지웅] -- 30여년간의 사진 활동을 소개한다면. ▲ 함백산, 태백산 외에도 많은 곳을 기록했다. 종합발전단지 건설로 사라진 작진마을, LNG 생산기지가 들어선 호산리 등 삼척의 사라진 마을들의 마지막 모습을 10년간 카메라로 담았다. 그 결과물이 2018년 첫 개인전 '새벽·잃어버린 바다'다. 이외에도 폐광지역 기록 사진전, 동강국제사진제 초대전 등에 참여했다. 학교에서도 사진찍기를 활용한 지역 역사 교육을 학생들과 진행하기도 했다. -- 교직에 있으며 꾸준히 사진 찍기가 힘들었을 텐데. ▲ 이제 사진은 생활의 일부다. 차 안과 사무실, 가방에 항상 카메라를 두고 다닌다. 주말 같은 경우 저녁부터 새벽까지 시간을 활용해 사진을 찍는다. 일과 가정, 사진 생활의 균형 잡기가 중요하다. 내 사진 생활로 가족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생각한다. 두 딸이 어릴 때는 아빠 따라서 산에 자주 오르기도 했다. 참 귀한 추억이다. -- 학생들과 사진을 통한 교육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 태백에서 영월로 근무지를 옮긴 40대 초·중반은 어느 정도 경험도 쌓이고 에너지도 가장 왕성한 시절이라 말 그대로 아이들에게 '올인'했었다. 사진 동아리를 만들고 학생들이 주제를 정하고 꾸준히 탐구하게 해 글과 사진으로 동시에 기록하게 했다. 수십·수백편의 글과 사진이 아이들 삶에 쌓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큰 행복이다. 마을을 흐르는 동강의 발원지까지 트래킹도 하며 뜻깊은 활동을 함께 했다. 노남호 작 '크케 밝은 산, 함백산' [노남호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작품 32점 중 단 한 장을 소개한다면. ▲ 함백산 너머로 흐르는 은하수를 담은 이 작품이다. 올해 2월 9일 새벽에 찍은 사진인데, 당시 산 정상 기온이 영하 23도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강풍이 불어 체감 온도는 더 떨어졌다. 겨울은 추우면 추울수록 공기가 깨끗하다. 손·발가락이 떨어지는 듯한 동통을 참아가며 삼각대를 지킨 덕분에 가장 먼지, 가스층 없이 깨끗한 백두대간의 야경을 담을 수 있었다. 자세히 보면 멀리 동해안 수평선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누군 그저 운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미리 철저히 날씨를 분석하고 장비를 챙겨 그 자리로 찾아간 결과라고 생각한다. yangdoo@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