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 회원들을 위한 수영장과 리조트 동. 양형모 기자
숲과 바람이 쉬어가라 손짓하는 우이동의 프리미엄 리조트 모든 창이 북한산을 담은 액자가 되는 객실 풍경 인피니티풀과 루프탑 자쿠지, 멈춤의 쓰임을 배우는 시간 케이크와 와인까지, 풍경과 미각이 어우러지는 안토 입구 조형물을 지나자 공기가 ‘싹’ 달라졌다. 서울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데에는 몇 분이면 충분했다. 나무 냄새에 코가 찡해진다. 숲이 사계절 내내 말을 걸어오는 곳. 바람마저 향기를 품은 곳. 마음뿐 아니라 몸도 내려놓게 되는 곳. 평안의 땅, 안토(安土). 나는 그 초대장을 기꺼이 받아들었다.
안토는 북한산국립공원 자락, 우이동에 들어앉았다. 나무와 흙길을
저금리취업자금대출 따라 낮게 펼쳐진 건물들이 튀지 않는 무채색을 입고 있다. 객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창이 눈에 들어온다. 모든 창문은 고스란히 풍경을 담은 액자였다. 북한산의 인수봉과 도봉산의 오봉이 날씨의 기분에 따라 색을 달리하면, 방 안의 시간도 색을 따라 움직였다.
안토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호사는 도심 호텔에선 꿈도 꿀 수 없는 ‘공간의
네이버 계산기 여유’다. 대형 발코니마다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어 가만히 앉아 산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차 한 잔을 탁자에 올려두고, 창문 넘어 들어온 나무 향이 옷 속으로 스며드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안토가 말하는 ‘정화와 균형’은 이런 것이리라. 사계절 모두 좋지만 북한산의 단풍이 익는 가을이 최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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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셀피 명소로도 유명한 안토의 인피니티풀
숲으로의 초대. 안토 리조트가 시작되는 곳이다.
물과 만나는 장소
예금 적금 도 인상적이다. 인피니티풀은 365일 온수로 운영돼 계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물이 북한산의 그림자를 데려오고, 그 위에 누우면 하늘이 가까워진다. 안토에는 실내외 수영장이 4개나 있어 동선을 바꿔가며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좋다. 해가 기울 무렵엔 루프탑 자쿠지가 명소다.
안토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론칭한 첫 하이엔드
환승론 브랜드다. 옛 파라스파라 리조트를 인수해 ‘안토’로 새출범했다. 안토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무엇을 하든, 어디에 머물든, 모든 게 넉넉하다. 누구나 예약 가능한 ‘안토 리조트’ 110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안토 멤버스’ 224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0월 회원권 분양을 시작한다. 현재 20%의 분양률을 2026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공유하는 풍경은 같지만 멤버들의 위한 공간은 훨씬 더 각별하다. 멤버스 라운지에서는 커피와 와인을, 프라이빗 뮤직룸에서는 하루의 긴장을 덜어낼 수 있다. 최상위 객실 스카이하우스는 지난 4월 내한 공연 당시 콜드플레이 멤버들이 묵어 뜨거운 화제가 됐다.
인근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안토의 뷔페 레스토랑 ‘우디플레이트’
안토의 시그니처 상품 ‘북한산 포시즌 케이크 - 가을’
미각의 즐거움도 풍경과 어울린다. 올데이 다이닝 뷔페 ‘우디플레이트’는 나무를 닮은 이름처럼 품위가 느껴지는 뷔페식당이다. 캐주얼 다이닝 ‘파크 689’는 부담 없는 가격대로 주민들도 즐겨 찾는 곳. 안토의 시그니처 상품이라는 ‘북한산 포시즌 케이크’도 눈을 끌었다. 북한산의 사계를 형태와 색으로 표현한 소박한 케이크인데, 요즘은 단풍을 닮은 빨간 케이크 철이다. 이 케이크 한 조각에 솔잎 향 입힌 ‘북한산 에이드’를 곁들이면 숲이 입안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 것이다.
안토 리조트 전경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최상위 룸 중 하나인 파인하우스 거실
안토는 ‘멈춤’의 쓰임을 배울 수 있는 장소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발을 멈추고, 자쿠지에서 하늘을 보며 시간을 멈추고, 발코니 의자에서 케이크를 한 입 베어물며 생각을 멈춘다.
안토에서의 하루는 거창하지 않을 것이다. 딱 쥘 수 있을 만큼만 가져가는 곳. 필요한 만큼의 호사, 넘치지 않는 풍경, 무엇보다 정확한 속도의 쉼. 안토를 떠나며 그제서야 알게 됐다. 이곳의 본질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객실에서 커다란 창을 한 번 더 본다. 낮게 누운 능선과 바람이 그린 선들, 초록색이 뿌려진 서늘한 공기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서울 안에 있지만 서울 밖으로 느껴지는 곳. 눈을 감으니 사계절 내내 말을 걸어온다는, 수다쟁이 숲이 내게 속삭였다.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